골목 속 작은 극장 무사이, 부산 문화의 숨결

골목 안 작은 극장, 무사이의 문화 쉼터
부산의 한적한 골목 끝에는 늦은 시간까지 불이 꺼지지 않는 작은 극장이 자리하고 있다. 크지 않은 간판과 화려하지 않은 포스터가 눈에 띄지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면 책과 영화,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조용히 숨 쉬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은 ‘무사이’라는 이름의 독립영화관이자 동네 책방이며, 일상의 쉼터로서 지역 주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최용석 대표가 만든 문화 공간
무사이의 최용석 대표는 “책 한 권, 영화 한 편이 사람의 마음을 깊이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고 전한다. 그는 책과 영화를 통해 생겨난 질문들이 또 다른 사유로 이어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문화적 순환이 개인의 내면을 넘어 지역 사회에서도 자연스럽게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무사이를 운영하고 있다. 멀리 가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부산의 골목에 무사이를 자리 잡게 한 것이다.
부산의 ‘15분 도시’와 무사이의 의미
부산은 바다와 골목, 오래된 동네와 새로운 풍경이 어우러져 다양한 삶의 결을 포용하는 도시다. 낯선 것에 대한 거부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법’을 먼저 배워온 부산의 문화는 거창한 선언보다 생활에 밀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무사이가 위치한 동네 역시 대형 공연장이나 영화제처럼 눈에 띄는 곳은 아니지만, 집 근처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15분 도시’ 정책은 문화, 복지, 여가를 멀리 이동하지 않고 생활권 내에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지향한다. 무사이 같은 공간은 이러한 정책 속에서 지역 생활문화의 거점 역할을 하며,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청년부터 동네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문화를 즐기고 감정을 나누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골목 어귀의 작은 불빛, 부산 문화의 진정한 힘
부산의 문화는 대규모 축제나 산업 중심이 아니라 생활 가까운 곳에서 자라난다. 책방, 마을극장, 독립서점 등 동네의 작은 문화 거점들이 그 사이를 채우고 있다. 최용석 대표는 무사이가 시민들이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으로 남기를 바란다. 영화와 책을 매개로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쌓여 도시를 변화시키는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
현재 부산은 눈에 띄는 개발보다 삶의 결을 살피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집 근처에서 문화를 누리고 이웃과 관계를 맺으며 각자의 삶을 존중받는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부산의 진정한 힘은 거대한 구호가 아닌 골목 어귀의 작은 불빛, 상영이 끝난 뒤 이어지는 대화, 그리고 다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주는 이런 공간들에 있다. 오늘도 부산은 조용히 시민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최용석 대표 소개
최용석 대표는 8년 전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개인적으로 시작한 책방 ‘북적북적’을 운영해 왔으며, 현재는 부산 북구 화명동에서 독립영화관 ‘무사이’를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모임과 북토크 등 문화 행사를 기획하며 지역 문화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