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보물섬의 시간 여행

부산근현대역사관 특별기획전 개막

부산 중구 대청로에 위치한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2025년 11월 18일부터 2026년 3월 2일까지 특별기획전 "부산의 보물섬 영도"가 개최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부산의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영도 지역을 중심으로 그 역사와 문화를 조명한다. 관람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 마감은 오후 5시다.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영도의 옛 이름과 설화

전시는 영도의 옛 이름인 '절영도'에서 시작한다. 기록에 따르면 영도에는 목마장이 있었으며, 말이 너무 빨라 그림자를 끊을 정도였다고 전해진다. 이로 인해 '절영(絶影)'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서양인들은 이를 사슴섬으로 오해하기도 했다. 전시장에는 백 년이 넘는 세월을 견뎌온 비석과 함께 영도할매 설화, 태종대 기우제, 점집 문화 등 지역의 전통과 설화가 소개되어 있다.

근현대의 영도와 영도대교 체험

두 번째 전시 공간은 개항 이후부터 한국전쟁과 산업화 시기를 아우른다. 관람객은 영도대교를 모티프로 한 작은 다리를 직접 건너며 당시의 생활 소음과 차 소리를 배경음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이 구간은 단순한 이동 통로를 넘어 전시의 일부로서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전시에서는 외세의 침입, 피란민의 삶, 조선업의 전성기 등 영도가 겪은 격동의 역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영도다리 아래에서 피난민들이 상봉하던 장면은 많은 이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다.

영도 사람들의 생활과 노동

마지막 전시 공간은 영도 주민들의 일상과 노동 현장을 조명한다. 조선소 주변의 공장들, 녹슨 배를 수리하던 어머니들, 바다를 오가던 어부들의 모습이 전시되어 있다. 영도는 조선업 쇠퇴 이후에도 문화와 예술이 서서히 스며들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옛 공장과 부두, 피란민 동네가 카페와 전시 공간, 예술가 작업실로 탈바꿈하는 모습이 소개된다.

전시의 의미와 앞으로의 기대

이번 특별전은 부산의 로컬 이야기를 장기 기획 시리즈로 풀어가는 첫걸음이다. 영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라 부산의 역사와 문화, 산업과 삶이 집약된 축소판임을 보여준다. 앞으로 부산의 다른 지역들도 각자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며,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자신의 동네가 품은 시간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