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래산과 영도할매 전설 따라 걷는 역사길

부산 영도의 역사와 자연을 품은 봉래산 산길

부산 영도에 위치한 봉래산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부산을 대표하는 산으로서, 신선이 노닐던 전설과 영도할매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전해지는 명소입니다. 이번 3코스 답사에서는 봉래산을 중심으로 절영해안 산책로, 흰여울문화마을, 복천사, 산제당, 조내기고구마역사기념관, 청학동 해돋이 벽화마을 등 영도의 다양한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절영해안 산책로와 영도대교의 역사

절영해안 산책로는 영도의 옛 이름인 절영도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부산 근대사의 중요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도대교는 1934년에 준공된 단엽식 도개교로, 부산항을 오가는 선박의 통행을 위해 도개 구조로 설계된 우리나라 유일의 다리입니다. 이 다리는 영도가 공업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배 대신 다리로 연결된 역사적 의미를 지닙니다.

흰여울문화마을, 피란민의 삶이 깃든 벼랑 마을

영선동에 위치한 흰여울문화마을은 벼랑에 자리 잡은 독특한 마을로, 한국전쟁과 1960~70년대 산업화 시기에 급격히 유입된 피란민들이 판잣집을 지으며 형성된 곳입니다. 마을 곳곳에는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보여주는 옛 사진들이 벽면에 전시되어 있어 당시의 열악한 생활상을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영도캠퍼스 옛터 기념비

부산보건고등학교 교문 근처에는 연세대학교 영도캠퍼스 옛터를 기념하는 비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곳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연희대학교가 임시교사를 설치해 학생들을 가르쳤던 장소로,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건학정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복천사, 조선 후기 불교미술의 중심지

봉래산 등산로 입구에 위치한 복천사는 고려 말 나옹 화상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조선 시대에는 목마장이 설치되어 크게 운영되지는 않았으나 20세기 초부터 중창과 불화소 운영을 통해 오늘날의 규모를 갖추었습니다. 200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국 불교미술 3대 불화소 중 하나로 지정받아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봉래산 산제당과 영도할매 전설

봉래산 산제당은 영도의 수호신인 영도할매를 모시는 곳으로, 산신도와 함께 쌀, 과일, 과자 등 다양한 공물이 놓여 있습니다. 봉래산 정상에는 할매 바위가 자리해 있으며, 영도할매는 영도 사람들의 수호신으로서 마을을 지키고 이사를 걱정하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봉래산 정상과 손봉에서 바라본 영도의 풍경

봉래산 정상(395m)과 손봉(361m)에서는 송도 앞바다, 남항대교, 다대포 해수욕장, 가덕도 등 부산 영도의 주요 경관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산책로 초입의 편백나무 숲은 피톤치드를 발산하며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

조내기고구마역사기념관, 고구마의 역사와 문화

조내기고구마역사기념관은 고구마의 형상을 본뜬 건물로, 고구마가 아메리카에서 유럽, 동남아시아를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된 경로와 역사, 재배 방법, 영양학적 효능, 다양한 요리법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250년 전 조엄 장군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들여와 영도에서 재배한 사실을 애니메이션과 역사 자료로 쉽게 설명합니다.

청학동 해돋이 벽화마을, 고된 삶 속 피어난 아름다움

봉래산 중턱에 위치한 청학동 해돋이 마을은 한국전쟁 피란민들이 모여 살며 형성된 마을로, 약 500명이 거주합니다. 2010년대부터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과 새뜰마을사업을 통해 마을 곳곳이 아름답게 단장되었으며, 주민들이 힘을 모아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내려다보는 영도의 풍경은 그간의 고단함을 잊게 할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