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산 산길에서 만나는 부산의 역사와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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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산 산길에서 만나는 부산의 역사와 자연

백양산, 부산의 중심에서 역사를 품다

부산을 대표하는 산 중 하나인 백양산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산이다. 낙동강 하류와 부산 앞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이 산은 승학산, 장산, 금정산과 함께 부산 시내를 둘러싸며 산과 바다, 강 그리고 사람들의 삶이 어우러진 풍경을 선사한다.

동네 뒷산으로서의 백양산

백양산은 초읍동, 당감동, 사상, 모라, 구포 등 여러 동네의 뒷산 역할을 하며, 언제든지 쉽게 오를 수 있는 친근한 산이다. 산자락 곳곳에는 체육시설이 마련되어 있어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마을 뒤에 산이 있고 앞에 물이 있는 배산임수의 지형에 따라 형성된 이 지역은 산이 신령스러운 존재로 여겨져 왔다.

백양산의 다양한 이름과 등산로

백양산은 북구, 사상구, 부산진구에 걸쳐 뻗은 642m 높이의 산으로, 조선 시대에는 선암산, 운수산, 금용산 등 지역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특히 선암사와 운수사 같은 고찰이 자리해 역사적 의미가 깊다. 등산로는 2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린이대공원에서 만덕고개, 불태령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범방산과 운수사

구포에 위치한 범방산은 낙동강 나루터를 품은 배산으로, 거북이가 강을 향해 엎드린 형상이라 ‘거북산’으로도 불린다. 범방산 정상에서 운수사로 이어지는 길은 임도가 있어 편안한 산행이 가능하다. 운수사는 약수터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를 보고 절터를 정했다는 전설이 있으며, 18세기 이전부터 운수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운수사의 역사와 건축

운수사의 대웅전은 부산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축물로, 2016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태풍과 비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기둥 구조가 독특하며, 범어사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사찰로 알려져 있다.

삼각봉과 선암사

운수사에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애진봉과 삼각봉이 나온다. 삼각봉에서는 부산 앞바다와 멀리 대마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선암사는 803년 신라 애장왕 때 창건된 견강사를 1400년에 현재 위치로 옮겨 세운 고찰로, 신라 화랑들이 수련하던 신선암과 선암폭포가 인상적이다. 선암사는 원효가 창건했다는 설도 전해진다.

백양산 능선과 불태령

백양산 능선은 억새로 덮인 고개와 넓은 터가 어우러져 강과 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다. 불태령은 만덕고개 쪽 옛 만덕사의 부처 모습을 볼 수 있는 고개로, ‘부태 고개’ 또는 ‘함박 고개’로도 불린다. 다만 ‘불웅령’으로 잘못 표기된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주지봉과 금정봉

불태령에서 구포 쪽으로 뻗은 능선에는 주지봉(570m)이 있다. 거미가 웅크린 형상이라 불리며, 낙타봉이라는 별칭도 있다. 쇠미산 정상의 금정봉은 노송이 줄지어 서 있고 희귀 암석으로 쌓인 제단 같은 암반이 있어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낸다. 금정봉은 풍수적으로 지구의 배꼽이라 불리는 명당이다.

성지곡과 사명대사상

성지곡은 신라 시대 지관 성지가 이름 붙였다는 전설이 있으며, 동평 현감이 기생들과 놀이를 즐기던 연못 ‘석연지’가 있었다. 성지곡 수원지 상단에는 사명대사상이 세워져 있는데, 사명대사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과의 회담을 위해 부산에 머물렀던 역사적 인물이다.

초읍동의 자연과 역사

초읍동은 ‘풀 고을’이라는 뜻으로,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산림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이다. 북쪽과 서쪽은 백양산, 동쪽은 화지산이 천연의 성벽을 이루며, 남쪽은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다. 과거 미군 부대와 일본 경마장이 있던 이곳은 살기 좋은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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