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낙동강 삼각주, 역사와 문화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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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낙동강 삼각주, 역사와 문화의 길

서낙동강 삼각주, 역사와 문화의 길

부산 강서구 일대는 낙동강 하구에 형성된 삼각주 지형 위에 자리 잡아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습니다. 이번 9코스 답사에서는 대저수문에서 시작해 낙동강하구 에코센터에 이르기까지 서낙동강의 다양한 역사적 현장과 문화유산을 돌아봅니다.

대저의 의미와 대저수문의 역할

대저(大渚)는 '큰 물가' 또는 '큰 모래섬'을 뜻하는 한자어로, 낙동강 하구의 삼각주 지형에서 형성된 지역입니다. 이곳은 낮은 지대의 범람원으로 연례적인 홍수 피해가 있었으나, 풍부한 퇴적물 덕분에 비옥한 농경지가 되었습니다. 대저수문은 홍수 시 수위를 조절해 범람을 막고, 평상시에는 농업용수 공급과 배들의 출입을 가능하게 하는 갑문 형식의 수문입니다. 1987년부터 1988년까지 대대적인 공사를 거쳐 전동식 자동조절장치가 설치되었고, 수문 위에는 왕복 6차선의 대저교가 놓여 있습니다.

대저수리조합과 지역 수리사업의 역사

대저수리조합은 1916년에 설립되어 농지 관개와 제방 축조, 수해 예방 등 수리사업을 담당했습니다. 수리조합은 일본 식민지 시절 토지 침탈이 심했던 지역에서 조직되었으며, 해방 후에는 농지개량조합을 거쳐 현재의 한국농어촌공사로 발전했습니다. 대저수리조합 마당에는 1917년 건립된 '대저수리공사기념비'와 1952년 미군 제트비행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직원들을 기리는 위령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근대 건조물과 적산가옥의 보존 현황

대저 일대에는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지은 적산가옥, 즉 일식가옥이 다수 남아 있습니다. 이들 가옥은 해방 이후 정부에 귀속된 재산으로, 부산시는 근대건조물 보호 조례를 제정해 낙동강칠백리 식당, 양덕운 가옥 등 여섯 곳을 지정하여 보존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1930년에 지어진 양덕운 가옥은 대저에서 가장 큰 일식가옥으로 아름다운 정원과 전형적인 일본식 건축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반면 낙동강칠백리 식당은 현재 빈집으로 방치되어 보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신평마을 비행기 격납고와 죽도왜성

신평마을은 일제강점기 해군 함재기 조종사 양성을 위한 군용 비행장이 조성되면서 주민들이 강제 이주당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을 입구에는 일제가 만든 비행기 격납고가 남아 있으며, 해방 후 주민들은 이를 개조해 주거와 창고로 사용했습니다. 죽도왜성은 임진왜란 당시 왜장이 쌓은 성으로, 낙동강 수로를 통제하는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이곳은 조선 도공들을 강제로 데려간 역사적 현장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명지 염전과 녹산수문의 역사

명지 일대는 바닷가에 위치해 소금 생산이 활발했던 지역입니다. 조선 후기 영조 때 국가 직영 소금 생산 제도인 공염장이 설치되었고, 명지 염전은 1960년대까지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강화도조약 이후 일본과 대만에서 천일염이 대량 수입되면서 자염 산업은 쇠퇴했습니다. 녹산수문은 바닷물의 역류를 막아 농업용수를 보호하기 위해 대저수문과 함께 건설되었습니다. 현재 명지 지역은 대규모 신도시 개발로 과거 염전의 흔적이 거의 사라졌으며, 김상휴와 홍재철 경상도관찰사를 기리는 영세불망비가 남아 있습니다.

을숙도와 낙동강하구 에코센터

을숙도는 낙동강 하구에 위치한 섬으로, 1961년 지명 정비 때 현재의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과거 분뇨 처리장과 쓰레기 매립장이 있던 이곳은 2000년대부터 생태 복원 사업이 진행되어 2012년까지 대규모 생태공원이 조성되었습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2007년에 건립되어 생태와 환경 교육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메모리얼파크와 낙동강하구탐방체험장은 과거 분뇨 처리 시설을 리모델링해 생태 복원의 의미를 담은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번 9코스 답사는 부산 강서 지역의 삼각주 지형이 만들어낸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 형성한 이 지역의 자연과 인간의 삶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따라가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서낙동강의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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