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원도심 맛길, 골목마다 피어난 서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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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원도심 맛길, 골목마다 피어난 서민의 맛

부산 원도심, 피란수도의 맛과 역사

부산항을 중심으로 중구, 동구, 서구를 아우르는 부산 원도심은 대한민국 임시수도가 있었던 곳으로, 1천23일간 정부청사가 자리했던 부산의 정신적 중심지입니다. 6·25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몰려들면서 전국 각지의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밀면, 돼지국밥, 돼지불고기 등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탄생했습니다. 이 음식들은 당시 서민들의 고단한 일상을 달래준 소중한 맛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새로움과 전통이 공존하는 부산 원도심

부산 원도심은 여전히 옛것과 새로움이 조화를 이루며 부산만의 독특한 맛 문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일 밤 열리는 부평깡통야시장에는 전국 각지의 다양한 음식이 모이고, 국제시장에 자리한 맛집들은 오랜 세월 동안 그 맛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이처럼 원도심은 부산의 상징적인 맛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 부산의 대표 전통시장

부산의 전통시장은 크게 조선시대 오일장과 6·25 전쟁 이후 형성된 시장으로 나뉩니다. 국제시장은 1945년 광복 직후부터 시작되었으나, 6·25 전쟁 피란민 유입과 전쟁 특수로 급성장한 시장입니다. 이곳은 이북 출신 피란민들이 주축이 되어 형성되었으며, 1970~80년대까지도 이북 억양이 강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국제시장은 도떼기시장으로 불리며, 수많은 상인과 상품이 모여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곳에는 유부주머니, 고갈비 등 부산을 대표하는 먹거리가 즐비하며, 부평깡통시장과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지만 부산 토박이들은 두 시장을 하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 최초 상설 야시장, 부평깡통야시장

부평깡통야시장은 2013년 개장한 한국 최초의 상설 야시장으로, 매일 저녁 7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운영됩니다. 이곳에서는 명태전, 어묵, 녹두전, 수수부꾸미 등 다양한 부산의 맛을 즐길 수 있으며, 부산의 대표적인 야시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국제시장으로 가는 세 가지 길

국제시장으로 가는 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는 남포동에서 출발해 BIFF광장과 자갈치역을 거치는 길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출발지인 BIFF광장과 수산물 시장의 중심 자갈치시장을 지나게 됩니다. 둘째는 광복동에서 용두산공원과 먹자골목을 거쳐 국제시장으로 이어지는 길로, 이곳에서는 할매국수, 고갈비, 원산냉면 등 추억의 맛집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부산터널을 지나 영선고개를 넘는 길로, 중구 영주동과 서구 대신동을 연결하며 보수동 헌책방골목과 메리놀병원을 경유합니다.

보수동 헌책방골목과 메리놀병원, 전쟁의 흔적과 박애의 현장

보수동 헌책방골목은 6·25 전쟁 당시 피란민들이 고서와 귀한 서적을 풀면서 시작되었으며,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영문 서적과 잡지 덕분에 전국적으로 알려진 부산의 대표 헌책방골목으로 성장했습니다. 메리놀병원은 1950년 미국 메리놀수녀회가 설립한 병원으로, 전쟁 기간과 그 이후에도 박애 정신을 실천하며 지역민을 돌보았습니다. 영선고개는 유엔군이 부산 최초로 포장한 도로로, 부상자 수송과 수녀님들의 의료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국제시장, 단순한 시장을 넘어선 부산의 상징

국제시장은 단순한 시장을 넘어 극한 상황 속에서 피란민들이 삶을 일구어낸 인간 승리의 현장이자, 지식과 박애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을 오가는 길은 울고 웃으며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은 회춘의 길이기도 합니다. 부산 원도심의 맛과 역사를 체험하고자 한다면, 국제시장과 그 주변 골목들을 천천히 걸으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음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산 원도심 맛길, 추억과 맛의 미로

국제시장에는 수많은 먹거리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음식은 초등학교 입학 전 가족과 함께 방문해 맛본 꼼장어 껍질묵입니다. 초장에 찍어 먹던 그 맛과 시장의 풍경은 지금도 생생히 기억됩니다. 부산 원도심은 이렇게 한평생 추억과 맛이 어우러진 미로 같은 공간으로,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부산 원도심 맛길, 골목마다 피어난 서민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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