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바다 품은 미쉐린 셰프 김재훈 이야기

자연과 함께하는 부산의 식탁
부산에서 요리를 한다는 것은 단순한 조리 행위를 넘어, 매일 바다의 변화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일과 닮아 있다. 파도의 높낮이, 바람의 방향과 세기, 그리고 계절의 흐름에 따라 식재료의 상태와 맛이 달라진다. 김재훈 셰프는 이러한 자연의 미묘한 변화를 감각적으로 읽어내며 그날의 메뉴를 결정한다. 계획에 얽매이기보다 감각과 영감이 앞서는 순간들이 부산 요리의 본질을 이룬다.
부산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식재료
부산은 산과 강,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독특한 지리적 특성을 지닌 도시다. 대저와 명지 지역에서 자란 신선한 농산물과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해산물은 계절마다 각기 다른 표정을 지니며 식탁 위에 오른다. 김재훈 셰프는 늘 같은 맛을 반복하기보다는 그날의 기온, 습도, 바다의 상태에 따라 요리를 달리하며 부산이라는 도시가 주는 ‘변화의 가능성’을 요리에 담아낸다.
미쉐린 1스타 레스토랑 ‘팔레트’의 김재훈 셰프
김재훈 셰프가 이끄는 ‘팔레트’는 부산 해운대 달맞이길에 위치한 모던 프렌치 레스토랑으로, 미쉐린 1스타를 획득하며 부산 미식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뒤 스물다섯에 요리를 시작한 그는 호주에서 8년간 체계적인 요리 수련과 경험을 쌓고 고향 부산으로 돌아와 레스토랑을 열었다. 그의 요리는 부산의 다양한 식재료를 활용해 매일 변화하는 자연의 리듬을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부산 미식의 잠재력과 도시의 서사
부산은 항구 도시 특유의 개방성과 여행지로서의 감각, 그리고 일상의 온도가 공존하는 미식 도시다. 최근에는 미식을 매개로 셰프, 시민, 생산자, 방문객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교류의 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정책보다는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조용히 마련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음식은 단순한 전시가 아닌 경험이 되고, 도시는 배경이 아닌 감각으로 자리 잡는다.
묵묵한 반복이 만드는 부산의 맛
김재훈 셰프는 자신의 요리를 ‘부산을 표현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는 고향에서 매일 재료를 다루고 손님을 맞으며 내일을 준비하는 묵묵한 반복 속에서 도시의 맛이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부산의 미식은 아직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며, 관광과 산업, 일상과 식탁이 서로를 비추며 서서히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제도는 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기반을 다지고, 현장은 각자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쌓아 올린다. 그렇게 부산의 맛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여기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 김재훈 셰프가 전하는 부산의 힘
김재훈 셰프는 부산에서 요리하며 종종 뜻밖의 말을 듣는다. “여기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이 말은 화려한 찬사보다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리를 지켜주고, 이 도시에서 식탁을 이어줘서 고맙다는 마음이 담겨 있다. 이는 요리가 단순한 기술이나 소비가 아니라 누군가의 일상에 기대어 존재하는 일임을 다시금 일깨운다.
부산의 리듬에 귀 기울이며 완성하는 한 끼
바다는 매일 같은 자리에 있지만 매번 다른 빛을 띤다. 김재훈 셰프는 그 바다 앞에서 오늘도 한 접시를 준비한다. 부산이라는 도시가 가진 자연의 리듬에 귀 기울이며 과하지 않게, 그러나 성실하게 요리를 완성한다. 그렇게 쌓여가는 한 끼 한 끼가 이 도시를 ‘내게 힘이 되는 부산’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