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배산·황령산 산성의 역사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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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배산·황령산 산성의 역사와 문화

부산 배산·황령산 산성의 역사와 문화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산길을 따라 걷는 일곱 번째 코스는 배산과 황령산을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이 산들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부산의 원점으로서 산성과 봉수대가 자리한 중요한 명소입니다.

7코스는 배산에서 시작해 혜원정사, 연산동 고분군, 배산성과 집수지, 겸효대, 동래 고읍성, 황령산, 마하사, 황령산 봉수대, 물만골, 우암사, 구상 반려암, 안찬복 추모비까지 이어집니다.

배산과 황령산, 부산의 원점

황령산은 『삼국사기』에 등장하는 거칠산국의 이름을 따 ‘거칠다’는 뜻을 지니며, 부산의 원점으로 불립니다. 정상에는 부산을 지키는 봉수대가 위치해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거칠산국과 부산의 젖줄인 수영강과 부산 최초의 산성인 배산이 자리합니다.

배산은 ‘잣뫼’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이는 산 위에 성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한자 ‘배盃’는 술잔을 뜻하지만, 원래 의미는 산성의 존재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혜원정사와 연산동 고분군

도심 속 사찰인 혜원정사는 24시간 일부 공간을 개방하며, 불교 신자가 아니어도 방문해 볼 만한 곳입니다. 입구의 천왕문에는 미소를 띤 사천왕상이 자리해 있습니다. 명심전은 마음을 밝히는 공간으로, 시민들이 참선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장소입니다.

혜원정사 뒷산을 오르면 연산동 고분군이 나타납니다. 이 고분군은 부산에서 유일한 고총고분으로, 1987년부터 2013년까지 7차례 발굴조사를 거쳐 영남지역 삼국시대 고분군 중 가장 큰 구덩식 돌덧널무덤이 확인되었습니다.

연산동 고분군은 신라와 가야의 고분 축조 특징을 모두 지니며, 출토 유물은 부산과 영남 지역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배산성과 집수지

배산성은 배산 정상과 8부 능선을 따라 축조된 부산 최초의 산성입니다. 성벽의 흔적은 집수지 아래 석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라는 5세기 후반부터 석성을 쌓기 시작했으며, 배산성 집수지는 영남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집수지는 내부 물 확보를 위해 만들어졌으며, 1호 집수지는 지름 17.6m, 깊이 4.4m, 2호 집수지는 지름 13m, 깊이 4.6m로 원형이며, 3~4단 계단식 석축으로 붕괴를 막고 있습니다. 이 구조는 남해안 일원 신라 산성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형태입니다.

겸효대와 동래 고읍성

겸효대는 신선 김겸효가 노닐던 곳으로 전해지며, 한유와 정추의 시와 운이 같은 장소입니다. 주변 경관은 복사꽃이 만발하고 붉은 노을에 물든 들판이 펼쳐집니다.

동래 고읍성은 통일신라부터 고려까지 부산 지역의 행정·군사·외교 중심지였습니다. 조선시대 동래읍성 이전까지 배산성과 동래 고읍성이 부산의 중심 역할을 했습니다.

황령산과 마하사

부산을 대표하는 산인 황령산 정상에는 봉수대가 있어 부산 방어의 최전선 역할을 했습니다. 마하사는 황령산과 금련산 자락에 위치한 절로, 금빛 연꽃을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마하사는 아도 화상이 창건했으며,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18세기 초부터 단계적으로 재건되었습니다. 대웅전과 나한전, 16나한상이 조성되어 오늘날까지 중건 불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령산 봉수대와 물만골

황령산 봉수대는 『세종실록지리지』에 기록되어 1425년 이전부터 존재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해운대 간비오산 봉수대, 범어사 계명산 봉수대와 연락하며 부산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76년 학술 조사를 거쳐 복원되었습니다.

물만골은 물이 풍부한 골짜기로, 현재는 아파트 단지와 등산로가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입니다. 해발 100~200m의 완만한 경사로 집터로 적합한 공간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우암사와 구상반려암

우암사는 황령산 금련산 자락에 위치한 사찰로, 대웅전과 동굴사원이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동굴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는 탁월하며, 제철에는 다양한 야생화가 피어납니다.

전포동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구상반려암이 분포해 있습니다. 구상반려암은 쌀알 같은 흰 반점이 있는 화성암으로, 아시아에서 유일한 형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심 속에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편백나무숲과 안찬복 추모비

편백나무숲은 일본 원산의 상록교목으로, 강한 향기와 고요한 분위기로 방문객에게 평안을 선사합니다.

안찬복 추모비는 3·1 독립운동을 주도한 천도교인 안찬복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그는 1919년 평안남도 안주읍에서 5,000여 명의 군중과 함께 독립선언식을 이끌었으며, 대한민국 정부는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습니다. 1992년 동천고등학교 교정에 추모비가 세워졌습니다.

이처럼 배산과 황령산 일대는 부산의 역사와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산성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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