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바닷길 따라 걷는 역사와 자연

부산 바닷길 자연유산과 역사 문화유산 탐방
부산은 한반도 동해와 남해가 만나는 천혜의 해양도시로, 그 바닷길을 따라 펼쳐진 자연유산과 역사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이번 10번째 코스에서는 삼성대부터 시랑대, 해운대, 오륙도, 태종대, 절영도, 몰운대까지 부산의 대표적인 바닷길 명승지를 소개한다.
삼성대: 세 성현의 전설과 윤선도의 시
기장 일광읍 삼성리 남쪽 해변에 위치한 삼성대는 작은 둔덕으로, 조선시대 문인 윤선도가 유배 시절 동생과 이별하며 시를 남긴 곳이다. 윤선도는 1616년 최고 권력자들을 규탄하는 상소를 올려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고, 1618년 기장으로 옮겨왔다. 삼성대 인근에는 윤선도의 시를 새긴 비석이 자리해 있다.
시랑대: 신선의 마을과 기우제 전설
기장읍 시랑리 동암마을 남쪽에 위치한 시랑대는 바다에 떠 있는 돛 모양의 바위로, 신라와 고려시대 차관급 벼슬인 시랑의 이름을 따왔다. 권적과 엄신영, 손경현 등 역사 인물들의 시가 바위에 새겨져 있으며, 원앙대의 용녀 전설이 전해진다. 이곳은 기우제를 올리던 장소로, 파도 소리에 용녀의 절규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해운대: 부산의 대표 명소와 최치원의 각석
부산을 대표하는 해운대는 통일신라시대 문인 최치원이 이름을 붙인 곳으로, 해운대 백사장 절벽에는 그의 이름이 새겨진 각석이 있다. 최치원은 신라 사회 개혁을 촉구했으나 신분적 한계에 부딪혔으며, 해운대는 그가 즐겨 찾던 명승지였다. 해운대 동백섬에는 겨울부터 봄까지 피는 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어난다.
오륙도: 이별과 그리움의 상징
부산 남구 용호동 앞바다에 위치한 오륙도는 보는 방향에 따라 다섯 또는 여섯 개의 봉우리로 보이는 신비로운 섬이다.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널리 알려진 이곳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민들의 애환과 이별을 상징한다. 1740년 동래부지에는 오륙도가 절영도 동쪽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태종대: 신라 태종 무열왕과 역사적 의미
영도구 전망로에 위치한 태종대는 신라 태종 무열왕 김춘추와 관련된 명승지다. 신라가 대마도를 정벌할 때 어가가 머문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민간에서는 김춘추가 활을 쏘아 후포를 맞힌 곳이라 전한다. 1967년부터 관광지로 개발되어 순환도로가 조성되었다.
절영도: 명마의 전설과 영도할매 신앙
동래현 남쪽에 위치한 절영도는 고려 태조 때부터 목장이 있었던 곳으로, 명마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영도할매의 저주를 피하기 위해 영도를 떠날 때는 시야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는 민간 신앙도 있다. 절영도 주변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몰운대: 임진왜란의 역사와 자연의 품격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몰운대는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부장 정운이 순절한 장소다. 낙동강 끝자락에 자리한 몰운대는 학이 날아가는 형상을 닮았으며, 낙조가 아름다운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넓은 바다처럼 마음을 열고 포용과 관용을 상징하는 공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