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복천박물관 30주년 특별전 현장

부산 복천박물관 30주년 특별전 현장
푸르른 오월, 부산 동래구 복천로에 위치한 복천박물관에서 개관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회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고분의 기억, 오늘을 빚다>라는 주제로, 가야문화의 찬란한 유산을 현대 도예 예술과 접목해 선보이고 있다.
복천박물관은 1996년 복천동 고분군 인근에 설립되어, 부산 가야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왔다. 이번 특별전은 부산대학교 조형예술연구소와 협력하여, 중견 및 신진 도예 작가 15인이 복천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을 모티브로 창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전시는 2026년 5월 22일부터 8월 17일까지 복천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과 로비에서 진행되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다. 박물관 맞은편에 넓은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나, 주말에는 혼잡할 수 있어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전시의 시작, 로비에서 만나는 현대적 해석
전시장 입구 로비에서는 강준영 작가의 작품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가야 토기의 쇠뿔 모양 손잡이를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네온사인과 거울을 활용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거울에 비친 관람객의 모습이 유물과 겹쳐지며, 역사가 단절된 과거가 아닌 오늘날과 함께 숨 쉬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기획전시실에서 펼쳐지는 가야의 철학과 예술
기획전시실 내부는 고대 의례용 토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박은영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김명선 작가의 삶과 죽음의 경계를 표현한 굽다리접시 작품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김명선 작가의 작품에는 점자 기호가 새겨져 있어, "진실은 자기 안의 길을 가는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관람객이 직접 찾아볼 수 있다.
또한, 2026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 최종 우승자인 박종진 작가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그의 작품은 복천동 고분군의 세월을 종이타월과 백자 흙물을 겹겹이 쌓아내어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진윤희 작가의 작품은 가야의 여신 정견모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신비로운 제기 형태로 선보인다.
역사와 현대의 조화, 그리고 인간의 삶
이정용 작가의 작품은 고대 금동관의 권위와 현대 백자의 조화를 통해 과거와 현재의 연결을 보여준다. 최설지 작가의 연작은 복천동 고분군의 지형도를 도자와 스팽글로 표현하며, 역사의 영속성을 강조한다. 주경진 작가의 작품은 가야 토기의 형태를 현대 사회의 복잡한 인간관계와 연결해 시각화했다.
윤지용 작가의 도자 정장 작품은 고대 철제 갑옷과 현대 비즈니스 슈트의 상징성을 결합해 사회적 경쟁과 자기 보호의 의미를 담았다. 심현성 작가의 작품은 복천동 유물에서 영감을 받아 수천 개의 흙 가시를 붙여 인간 노동의 숭고함을 표현한다.
현대적 상상력과 고대의 기억
문혜주 작가의 작품은 고대 신발 모양 토기와 현대 폴댄스의 킬힐을 결합해, 삶과 사후 세계를 잇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김현숙 교수의 작품은 거북장식 원통형 그릇받침 위에 플라스틱 용기와 전통 식자재를 얹어 인간의 편의와 자연 파괴를 고발한다.
전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맹욱재 작가의 작품은 가야 토기 속 동물 형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과거와 현재가 하나로 이어지는 시간을 표현한다. 이 작품은 전시실 출구 근처에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어 관람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전시를 마치며
이번 <고분의 기억, 오늘을 빚다> 전시는 가야의 고대 유물이 현대 예술가들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생명을 얻은 뜻깊은 자리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통해 역사와 예술이 만나 만들어내는 깊은 울림과 위로를 경험할 수 있다.
부산 복천박물관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 물품보관소, 휠체어 및 유모차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며, 무료 입장과 주차가 가능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도 적합하다. 이번 주말, 부산 동래구 복천박물관에서 가야문화의 찬란한 기억과 현대 예술의 만남을 직접 체험해보길 권한다.
